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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책방/책

마케팅 통찰력을 키워주는 시장 조사의 기술



마케팅과 시장 조사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시장 조사에 관해 지겹도록 들어봤을 것이다.

필자도 마케팅과 브랜딩에 관해 공부하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배워왔다. 많은 책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시장 조사하는 기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마케팅과 브랜딩이 워낙 방대한 범위를 다루는 학문이자 분야이기 때문이다또 하나의 문제점은 국내 마케팅과 브랜딩을 하면서 시장 조사에 많은 비용을 쓰지 않고 있어 국내 사례나 교육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시장 조사를 위한 비용이 적지 않게 들기도 하지만, 사실 아직까지는 그 실효성에 대해서 많은 논란들이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조사 기술에도 다양한 모델과 기법이 존재하고, 시장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리서치 회사들끼리 서로가 틀렸다 맞았다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조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고 그에 따라 발전하고 있다.

 

시장 조사가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소비자에 있다. 사회, 문화, 시장, 기술 등 의 발달과 함께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생활 양식, 소비 패턴 등 수많은 변수 때문에 기업은 이제 그들을 조사하지 않고서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쉬운 쪽이 움직이기 마련이다제공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의 관점이 강조되는 이유다. 소비자는 아쉬울 게 없다. 저 브랜드, 저 상품이 아니어도 충분히 대체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지경에 이르니 너도 나도 그 중요성을 알고 뛰어 들지만 실상 시장 조사를 잘 하는 곳이 많이 없다. 아직도 제공자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큰 기업일수록 그 변화의 속도는 느릴 수 밖에 없다. 번 외의 이야기인데, 제공자 중심과 소비자 중심 이 둘의 간극에 시장에 빈틈이 생겨 이 부분을 빠르고 혁신적으로 침투한 것이 바로 스타트업이다.



 

저자 자일스 루리와 책 '마케팅 통찰력을 키워주는 시장 조사의 기술'

다시 돌아와 필자는 시장 조사의 중요성을 매번 깨닫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책 <마케팅 통찰력을 키워주는 시장 조사의 기술>을 읽기 시작했다. 영국의 브랜드컨설팅회사 밸류엔지니어의 대표인 자일스 루리 가 쓴 책이다. 세계적인 광고회사 DDBJWT, 리서치회사 HPI리서치그룹, CI컨설팅회사 스프링포인트 에서 20여 년 동안 근무하며 광고, 리서치, 브랜드 등 마케팅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이다.

 

이 책에서는 시장 조사의 목적부터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정량적, 정성적), 질문과 조사 방법, 그리고 시장 조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시장 조사에는 다양한 정의가 있다고 한다.


웬디 고든과 로이 랭메이드는 <정성적 조사>에서 일정한 질문 절차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소비자 또는 최종 사용자의 행동과 태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프로세스라고 말한다.

 

또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원리>에서 회사가 당면한 특정 마케팅 상황에 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기획, 수집, 분석, 보고하는 것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영국의 리서치회사인 HPI의 대표인 데이비드 이디올스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 패턴을 잘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시장 조사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살펴 보기에 앞서, 마케팅과 세일즈의 차이를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마케팅을 위한 시장 조사이지, 세일즈를 위한 시장 조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일즈란 자기들이 만들 수 있는 물건을 파는것이며, 마케팅은 시장에 잘 팔릴 만한 물건을 만드는것이다. 세일즈는 파는 기술이며 마케팅은 시장을 아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는 말이다.

 

시장 조사의 핵심 목표

시장 조사의 핵심 목표는 무엇일까? 밸류엔지니어 사의 개빈 갤러웨이는 시장조사의 기능을 다 음 네 가지로 분류하고, 마케팅 담당자들의 필요를 연결해 갤러웨이 모델을 만들었다.

 

시장조사의 핵심 목표(UMEP)

- 이해(Understanding) : 고객과 그들이 지닌 욕구의 이해

- 측정(Measuring) : 경쟁 관계의 이해 및 측정

- 해석(Explaining) : 인자들의 영향 정도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해석)

- 예측(Predicting) : 새로운 마케팅과 브랜딩 작업의 결과, 변화의 힘의 예측, 측정 ,해석

 

갤러웨이는 이와 같은 개념들을 바탕으로 시장조사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시장조사가 곧 기업의 목표나 전략은 아니며 경영진의 판단을 대신해서도 안 된다. 그보다는 시장의 지형지세를 관찰하면서 그곳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지도(MAP)라고 생각하는 편이 옳다. 따라서 시장조사는 경영진이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측정하며 효과적으로 활용해 적절한 선택을 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케팅 통찰력을 키워주는 시장 조사 기술 , 발췌

 

이것이 시장 조사의 목적이자 기대할 수 있는 효과일 것이다


시장 조사의 방법

그렇다면 시장 조사는 어떻게 진행될까? 시장 조사는 크게 정량적 조사와 정성적 조사가 있다. 정량적 조사란 얼마나 많이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조사이고, 정성적 조사는 무엇을, , 어떻게에 답하는 조사이다. 정량적 조사는 숫자와 통계를 기반으로 하고, 핵심 시장과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규모, 경향, 기업 활동의 역학 관계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성적 조사는 사람들의 느낌과 생각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일에 중점을 두는 덜 엄격하고 비과학적인조사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의 조사 방법은 목적과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11 대면 질문을 한다거나 전화나 메일을 통해서 하는 방식, 정량적 조사일 경우엔 얼마나 와인을 자주 마시는지에 대한 질문을, 정성적 조사일 경우엔 다른 브랜드보다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를 조사하게 된다.

 

한편 조사한 데이터는 1차 자료와 2차 자료로 나뉘는데, 1차 자료란 특정 목적을 가지고 직접 조사한 데이터를 이야기하고 2차 자료란 기존의 있는 자료들로, 이것들을 분석, 재조합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정부나 기업에서 발표하는 통계나 보고서, 기업 고객 데이터 등이 2차 자료에 속한다. 구글이 데이터의 강자라는 말은 이러한 2차 자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결과를 위한 성공적인 조사

조사에서 꼭 기억해야 할 말이 있다. 바로GIGO’이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Garbage in, Garbage out)’라는 말이다. 목적과 상황에 맞춰 좋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좋은 결과값이 나온다는 말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결국 조사를 위한 조사가 필요해진다. 간혹 이러한 작업들이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하는데,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러한 주장을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현재 채택하고 진행하고 있는 조사가 아무 쓸모 없는 작업일 수 있다는 것(A를 조사 해야 하는데 B를 조사하는 경우), 또 하나는 조사할 필요가 없는데 형식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피하더라도 시장 조사의 실제적 효과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어제의 답이 오늘의 답이 아니라는 한 기업가의 말처럼, 시장 조사를 하다 보면 시장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말은 곧 소비자의 구매 동기, 소비 패턴 등이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화되고, 변덕적이라는 말과 같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정성적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성적 데이터에도 한계가 존재하며,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는 필연적인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마케팅은 결국 시장에 돈이 굴러가게 하는 일이라고 한다. 초입에 말했듯이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것이 마케팅이다. 그렇기에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 시장 조사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여러 책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 필자가 마케팅 통찰력을 키워주는 시장 조사의 기술을 꺼내 든 것도 그 이유에서다.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시장 조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통계학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케터가 시장 조사를 잘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저술된 책이기 때문에 마케팅에 관심이 깊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필자도 한참 읽는 중이다.